현역 타자들중 발 빠르기로만 놓고 봤을때 이대형(LG)보다 앞선다고 할만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야구에서 발이 빠르다는 것은 그 재주하나만으로 밥벌이는 보장된다고 볼수있다.
`5툴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슈퍼스타급 선수가 되지 못할바에는 자신만의 장점을 극대화해 살아남을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다. 야구 격언중에 타격은 슬럼프가 있지만 발은 슬럼프가 없다고 말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도구를 이용해 날아오는 공을 맞추거나(Contact) 혹은 강하게 때리는(Hitting)것만큼 어려운 운동은 없다. 그래서 타격을 예술(Art)이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하며 그속에서의 방법론(Mechanics) 그리고 기술적인 이론(Theory)을 총망라해 과학(Science)라고까지 칭한다.
개인적으로 이대형을 볼때마다 안타까움이 들곤 한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장점(발)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얼마든지 연습을 통해 자신의 약점(타격)을 극복할수 있음에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한게 없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의 타격모습을 상기하며 일정부분 닮았다고 말을 하곤 하는데 냉정히 평가하자면 이대형은 이치로의 아류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비슷한거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혀 다른 타격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류와 아류의 차이점을 떠나 이대형은 좀 더 자신의 타격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발이란건 나이가 들면 무뎌지기 마련이다.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스타일로만 플레이를 할수 없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싶다.
그래서 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서는 이번 Batting Theory 140번째 시간을 통해 비슷한것 같지만 전혀 다른 이대형과 이치로의 차이점, 그리고 이대형이 한단계 더 발전하려면 이치로의 어떤 장점을 뽑아와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수 있는가에 대한 언급을 해볼까 한다.
▶ 올시즌 이대형(좌)의 타격준비 모습과 2000년(오릭스) 이치로의 타격준비 모습이다.
이대형도 2008년과 2009년의 타격자세가 다르다. 2008년에는 처음 준비스탠스에서 앞발을 지면에 살짝 터치를 하며 그대로 스트라이드(Stride)를 시작했다. 스트라이드는 하되 다리를 들어올리는 리프트(Lift)를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시즌엔 왼쪽 사진처럼 자신의 어깨넓이 간격만큼의 준비자세에서 다리를 자신의 안쪽으로 들어올리며 내딛는다. 흡사 일본시절 이치로를 보는듯 했다.
먼저 본격적인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국 진출전 이치로가 일본에서의 타격폼 변경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하고 넘어가자. 오른쪽 이치로의 준비스탠스는 그가 미국에 진출하기 직전(2000년)의 모습이다.
밑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이때는 소위 `시계추타법'을 버리던 시절이었다. 진자타법(말붙이 좋아하는 일본)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이치로가 전성기를 한참 달리던 1990년대 중후반때 스트라이드시 앞다리를 자신의 뒤다리쪽으로 잡아당겼다가(무릎도 거의 굽히지 않는)마치 시계추가 떨어지듯 리드미컬하게 앞다리를 내딛었다. 하지만 2000년에 들어와서 이치로는 변해있었다. 위에 사진처럼 자신의 어깨넓이 정도의 스탠스에서 앞다리를 지나치게 뒤로 잡아당기지 않는(무릎을 굽혀서 잡아당기는) 모습으로 변화했는데(메이저리그에선 위 스탠스 보폭보다 더 좁아졌다) 빅 리그 진출을 염두에 둔 타격폼 변화였다.
좌측의 이대형과 우측의 이치로. 준비자세에서 이 모습만 놓고 보면 스탠스 넓이는 물론이고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부분의 위치 그리고 상체가 다소 오소독소한 스타일까지 빼닮았다. 하지만 이치로를 닮은 이대형의 모습은 이것이 전부다.
▶ 스트라이드 착지점까지 비슷한것 같지만 전혀 다른 이대형과 이치로의 타격연속동작
먼저 이대형과 이치로는 스트라이드시 앞다리 높이,즉 리프팅 과정에서의 탑 지점(Liftting Top)이 매우 흡사하다. 최고점에서의 무릎 위치를 보면 자신의 뒷다리 안쪽선 이상 벗어나지 않고 보는바와 같이 딱 저 지점까지만 들어올린다. 내딛은 앞다리의 보폭 역시 롱 스트라이드(Long-Stride)라는 것까지 닮았다.
하지만 스트라이드 이후 배트가 스타트 하기 전까지(Load position)의 모습은 이대형과 이치로는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이대형은 좀 더 거포에 가까운 테이크 백을 보이고 있으며 이치로는 처음 배트 위치 거의 그대로에서 배트가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왜 이대형을 거포형 스윙이라고 했냐면 Tip&Rip(Tip=스트라이드시 배트끝이 투수쪽으로 향하는것)을 지나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Tip&Rip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다리를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스윙의 도움닫기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이후 타격의 일련과정에서 스윙이 콤팩트하게 나오지 못하게 됨은 물론 오히려 스윙스피드를 저하시키게 만들어버린다. 이대형의 이런 타격방법은 인코스 공을 제대로 공략하기 힘들다. 그렇지 않아도 스트라이드 착지점 이후 자신의 스윙을 하지 못하고 갖다 맞추는데 급급한 타격을 하는 이대형이라면 타이밍상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대형이 지금보다 좀더 성숙한 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오른쪽 이치로의 스트라이드과정에서 배트가 어떻게 준비에서 나가는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대형에게 홈런을 많이 치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최소 3할 정도는 쳐줘야 그가 목표로 하는 한시즌 최다도루(이종범 84개) 기록을 노려볼수 있다.
이대형의 타격의 문제점이 이것만 있느냐? 아니다. 더 치명적인 원인은 또다른 곳에서도 존재한다.
▶ 어떠한 구종, 그리고 어떤 코스의 공이라도 한결같은 이대형의 컨택트 지점에서의 자세
좌측은 올시즌 이대형이 아웃코스 높은 공,우측은 인코스 낮은 공을 컨택트 할때의 모습이다.
좌우 코스와 고저 가릴것 없이 이지점에서 한결같은 모습이다.
타격시 스트라이드를 하는 타자들 즉, 체중이동(Weight Shift)을 통한 스윙방법론을 취하는 타자들은 컨택트지점에서 앞다리가 펴져 있어야 한다.(지지대 역할) 그렇게 해야만 뒤쪽에서 앞으로 이동한 자신의 체중을 분산시키지 않고 좀 더 강한 임팩트를 가할수 있기 때문이다.(노 스트라이드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대형은 벌써부터 엉덩이가 빠지면서 1루로 뛸 생각을 먼저 하고 있다.
냉혹하게 말하면 어린 아마츄어 선수들도 이렇게 타격하지 않는다. 마치 담배불을 붙이지도 않은채 흡연을 하겠다는 생각과 마찬가지다. 필자가 이글을 쓰기전에 몇시간을 투자해 올시즌 이대형의 타격영상을 관찰했는데 배트에 정확히 공을 맞추고도 아웃되는 타구가 굉장히 많았다. 그건 타구에 그만큼 힘이 실리지 않았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수비 시프트에 걸리는 타구도 무시못할만큼 빈번했다.
투수가 던진 공의 코스에 따라 수비수들이 반응하는 방법도 여타의 타자들에 비해 이대형은 빨리 캣치가 가능할만큼의 타격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꾸 일부 언론에서 이대형을 가르켜 `한국의 이치로'라고 하는데 이치로는 이대형과 다른 타격스타일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아래의 사진을 통해 알수 있다.
▶ 이치로는 일본시절이나 지금 메이저리그에서나 포인트 지점에서의 타격자세는 변함이 없다
이치로는 일명 똑딱이 타자라고 불릴만 하지만, 그리고 배트를 공에 갖다대고 1루로 무작정 뛰는것 같지만 이대형과 다른 점은 타격의 일련과정을 완전히 끝마쳐놓고 타자주자로서의 준비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일본시절(좌)과 현재의 모습(우)에서도 알수 있듯 이치로는 뒤에서 앞으로 이동된 자신의 체중을 컨택트 지점에서 지지대 역할을 하는 앞다리의 이탈 없이 끝까지 펴주며 스윙을 끝마친다.
이건 타격시 타자 자신의 힘을 분산시키지 않는 브레이스 오프(Brace Off) 역할도 있지만 지나친 체중이동을 방지하는 역할 역시 공존한다. 일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타격에서의 체중이동은 뒤에서 앞으로까지 하는것이 아니다. `뒤에서 중심선까지만' 하는거다. 전문용어로 스피닝(Spinning= 체중이동이 중심선 앞까지 이뤄지면 설사 공을 정확히 맞추더라도 지금까지 진행된 파워에 보탬이 되지 않는 쓸잘데기 없는 것)이 일어나는 이대형과 같은 타격은 반드시 고쳐야할 부분이다.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이치로는 이 타격방법을 명확하게 지키고 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그저 툭 갖다대고 무조건 뛰는 유형의 타자가 아니라는 뜻이다.(물론 땅볼타구가 많긴 하지만)
아마 이대형이 지금의 타격스타일을 수정하려 한다면 배팅 타이밍을 잡는데 있어 극심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지금까지 익숙해진 자신의 리듬감을 쉽게 고친다는게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타격스타일은 버리는게 낫다. 글 본문중에도 언급했지만 다리는 세월이 흐르면 무뎌진다. 그 시간이 오면 이대형이 유일하게 내세울수 있는 장점 하나가 사라져 버림은 물론 어쩌면 선수 생활의 황금기는 조기에 종료될수도 있다. 비록 변화에 대한 난관은 있겠지만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며 생각을 달리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정서상 이치로를 언급하면 많은 비난에 시달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대형이 이치로에게서 배울점을 언급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글을 제대로 읽지 않고 이치로를 찬양한다느니 하는 어이없는 댓글은 없었으면 한다. 지금까지 윤석구의 야구세상의 Batting Theory 관련 글은 특정팀과 특정선수에 대한 사심을 배제했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사진 & GIF/ LG 트윈스 * 영상→ MBC ESPN + 일본야구기구= 윤석구의 야구세상 작업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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