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지난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의 맹활약으로 이미 전국구 스타된 이용규(KIA)는 올시즌 매우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유독 홀수해만 되면 부진했던 그가 올해를 기점으로 내리가즘 없이 꾸준한 페이스로 올라서기 위한 계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용규는 작년 시즌초에 찾아온 부상으로 인해 WBC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냉정히 살펴보면 최다안타왕을 차지했던 2006년 이후 더 이상 발전없는 선수가 되어 가고 있다는 착각이 들만큼 그의 부침은 결코 지난해의 부상때문만은 아니였다고 본다.

이용규는 어느순간부터 밀어치는 타격밖에 할줄 모르는 선수가 됐고, 공의 코스에 따라 타격방법이 일률적으로만 행해지는 스윙이 많았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건 사실이지만 그가 쳐낸 안타의 대부분이 센터를 중심으로 좌측으로 몰렸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러한 안타생산이 이용규가 지닌 모든 타격재능을 대변해준다고까지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에 대한 기대치 그리고 그에 대한 시나브로의 성적을 고대하는 팬들에겐 이러한 부분을 지엽적으로만 다룰 문제는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느꼈다.

때를 같이해 올해 이용규는 타격폼 수정을 전면에 내세우고 "어게인 2006년"을 외치고 있다.
돌고 돌았던 타격자세를 다시 2006년때로 되돌아가 구장 곳곳으로 타구를 뿌리는 소위 `스프레이형 타자'로의 원위치를 선언한 것이다.
그럼 이용규가 보여줬던 2006년의 타격과 지난해까지의 타격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었고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번 윤석구의 야구세상 Battting Theory 146번째 시간은 이용규의 과거를 모셔와서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외람된 말이지만 KIA 관련 글은 참으로 오랜만의 포스팅이라서 낯설음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마음을 다잡기가 쉽지가 않다. 시작해 보자.


위의 영상은 지난해 이용규가 부상에서 돌아온 후 광주구장에서 우전안타를 쳐낼때의 타격장면이다.
작년 이용규가 생산해낸 안타중 가장 고급스러운 안타이자, 가장 뛰어난 타격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스윙 그 자체다. 작년 한해동안 몇번 밖에 보지 못했던 모습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안타는 좌측 안타가 아닌 우측으로 타구를 보내 생산해낸 안타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공략한 공의 코스도 인코스였다.(2009. 8월 11일 대 롯데전, 상대투수 장원준)

이용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코스 공마저 밀어치려는 성향이 강한 타자였다. 이렇게 되면 십중팔구 허리가 빠지면서 "툭" 갖다대는 타구를 좌측으로 보내는 경우가 흔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바람직한 타격스타일은 결코 아니다. 어떻게 보면 밀어치기가 아닌 "밀려치기" 식의 타격이라 할정도로 강한 타구를 생산 하는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됐던 것일까?
여기에는 크게 두가지 부분에서 그 문제점을 찾을수 있다.

첫째는 원을 그리는듯한 롱 스트라이드(Long-Stride) 때문이다.
먼저 알아둘것은 이용규가 타격시 아주 높이 다리를 지면에서 이탈시켜 내딛기 때문에 스트라이드 보폭이 굉장히 클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처음 오픈스탠스에서 스트라이드 착지점까지의 거리는 한족장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보폭이 아니라 다리를 들어올리는 과정(Knee liftting)에 있다.
이용규는 그렇지 않아도 처음 타이밍을 잡으러 가는 앞다리의 이동이 큰데 거기에 더해 자신의 앞무릎 높이가 최고점(liftting top)에 이른후 다리로 원을 그리는듯한 형태로 돌아나오듯이 해 앞다리를 내딛는다.
이렇게 되면 손해가 나는 타격미스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처음으로 투수공을 바라봤던 자신의 시선과 스트라이드 이후 공을 보는 시선이 불일치할 확률이 높다.(일전에 김현수 타격에서 언급했던 hand-eye coordination) 어찌됐던 타격은 배트가 최단거리로 컨택트(Contact)지점까지 가는것이 원천적인 기술론의 엑기스다.

타격은 움직이는 공을 한정된 공간에서 정확히 가격해야 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운동중 하나다. 그렇기에 스윙을 함에 있어서 타자자신의 신체의 일부가 크게(스트라이드는 물론, 로드포지션,엘보우 이동,그립 탑 위치 등등) 이동을 한다는 것은 이러한 기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볼수 있다. 이용규가 워낙 배트를 짧게 쥐기에 여타의 타자들보다는 덜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버려야할 동작이다.

또하나는 이렇게 원을 그리면서 스트라이드를 하게 되면 투수와의 타이밍싸움에 따른 하체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힘들어 진다. 전체적으로 하체의 이동이 크기 때문에 변화구보다는 특히 빠른공에 대응책을 찾기가 힘들다는 단점도 공존한다. 실제로 지난해 이용규는 빠른 공을 자신의 포인트까지 끌어왔다가 제대로 잡아당겨 우측으로 안타를 생산하는 경우가 거의 드물었다. 하체 밸런스가 불안정해지면 타구를 손목 컨트롤로 밀어칠수는 있지만 잡아 당기는 스윙은 매커닉(Mechanic)상 쉽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크라우치 스탠스(Crouch Stance)가 자신의 타격스타일과 맞지 않았다는 점을 들수 있다.
크라우치 스탠스는 처음 준비스탠스에서 상체를 웅크리는 타격자세를 말하는데 이부분 역시 자신의 큰 하체동작과 믹스돼 쓸데없는 손해를 첨가시켰다. 무슨 말이냐 하면, 하체의 이동경로가 크면서 발생하게 될 타이밍싸움의 문제와 더불어 처음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 위치가 귀 윗쪽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스윙이 시작되는 이용규 스타일상 그렇지 않아도 배트가 최단 거리까지 가는데 있어서 시간적 손실을 더욱 부채질 했다는 뜻이다. 다행인 점은 올시즌을 앞둔 지금 이부분에 대한 타격폼을 수정하고 있는걸로 알려졌는데 준비자세에서 웅크렸던 상체를 이젠 세웠다. 더불어 스트라이드를 지난해와 같이 하지 않고 보다 간결하게 내딛는 것으로 바꿨다.

타격의 일반론적인 이야기지만 준비스탠스에서 상체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부분에 대한 언급을 좀 더 해보자. 그레이트형(Great) 스타일의 슬러거들은 보편적으로 상체를 세우면서(Upright Stance) 타격을 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물론 꼭 그렇지는 않지만" (예를 들자면 같은 팀의 김상현이나,일본의 무라타와 같은 선수들처럼)이러한 타자들의 타격모습을 보면 스윙동작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볼수 있다. 그건 배트가 돌아나오는 거리만큼의 파워가 보탬이 되는 스윙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김태균(치바 롯데)과 같이 낮은 스탠스(스탠스 보폭이 넓은 Brod Stance형)를 취하는 타자들은 스윙시 테이크 백이 거의 없이 배트가 출발을 하는걸 볼수 있다. 전자형의 선수들은 대부분 스트라이드를 하면서 타격을 하기 때문에 그과정에서 배트이동에 따라 파워의 도움닫기를 이끌어 내는 스윙 매커니즘(다리를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배트끝이 투수쪽으로 이동했다가 나오는 즉, 스윙스타트의 도움닫기)때문이고 후자형의 선수들은 배트이동에 따른 스윙의 도움닫기는 거의 없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워있는 스윙이 가능한 것은 처음 준비스탠스에서 상체를 클로즈(닫아놓는)해 놓고 스윙시 원심력이 큰 하체의 로테이션이 이뤄지기에 파괴력있는 스윙이 가능하다.

[타격론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은 이 두가지 스탠스 방법론에 따라 달라지는 스윙의 이동경로 및, 어떻게 스탠스에 따라 파워가 달라지는지를 알면 보다 쉽게 타자를 관찰하는 방법에 있어서 눈이 트일것이다. 하지만 내가 써놓고도 타격론은 너무나 어렵다. 죄송]


위의 타격장면은 올시즌 이용규가 과거의 타격으로 되돌아 가는데 있어서 표본이 되는 영상이다. 이영상 자체가 2006년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투수정면에서 바라본 모습과 타자 배꼽 정면, 그리고 등뒤에서 모두 관찰할수 있는 소중한 영상이 아닐수 없다.

우선 작년 WBC때의 모습과 비교하면 타격의 전체적인 모습이 확연할 정도로 다르다는걸 알수 있을 것이다. 투수정면에서 바라본 이용규의 타격준비자세는 상체를 웅크리지 않고 있다. 또한 스트라이드시 원을 그리면서 앞다리를 내딛지 않음은 물론, 다리를 들어올리는 과정에서의 마지막 부분(앞무릎 최고점=liftting top 지점)에서의 무릎 높이를 보면 예전에는 자신의 허리높이 이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가는데 이때는 허리 아래까지만 무릎을 들어올린다는 것을 눈으로도 명확히 확인할수 있다. 덧붙여 스트라이드 과정에서 군더더기가 있었던 부분이 생략돼 있기에 다리를 내딛은 이후 투수와의 타이밍싸움에서 한결 여유가 생겼다.

배꼽 정면과 등뒤에서의 모습을 보면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 위치 역시 다르다는걸 알수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처음 배트를 쥐고 있는 탑지점이 귀 위까지 올라갔는데 2006년에는 낮아져 있어 배트가 스타트한 후 컨택트 지점까지 최단시간에 도달하는데 있어 보다 용이했었다.(비록 밀어서 친 타격장면이지만 오늘은 타격폼을 가지고 논하기에 감안하시길)

최근 몇년간 이용규의 타격은 마치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것과 같은 거포형 스타일의 타격동작이라고도 볼수 있다. 스트라이드시 원을 그리는 것은 같은 팀의 동갑내기 선수인 나지완(KIA)의 타격동작에서도 엿볼수 있는 장면이며 또한 테이크 백 역시 여타의 교타자들에 비해 크다는 점도 이러한 추론을 가능케 한다. 결론적으로 이용규가 선택한 `어게인 2006'은 매우 탁월한 원위치로의 회귀라고 판단된다.
아직 익숙하지 않는 모습이긴 하지만 한번 해봤던 타격폼이기에 그 감각을 찾는데 있어 그리 오랜시간은 걸리지 않을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GIF/ KIA 타이거즈 & 영상 MBC ESPN→ GIF 작업=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저작자 표시
위의 포스트가 유익하셨나요? 그럼 view on 추천버튼을 눌러주세요^^
편하게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한 RSS 리더기를 사용해 보세요.
◀ Prev 1  ...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 852  Next ▶
BLOG main image
윤석구의 야구세상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야구는 정말로 어려운 스포츠 !! "더 배울수록, 내가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 그렇게 깨달을수록, 더욱 더 배우고 싶다. 야구는 최고의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실전과 같은 야구론의 대가를 꿈꾸는 곳.
by 윤석구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52)
Korea Baseball (206)
MLB * NPB (107)
Batting Theory (168)
서울신문 (230)
Baseball N` Sports (51)
Photo (18)
Baseball Video (25)
etc... (33)
야구 & 미디어 후벼파기 (13)
  • 3,155,024
  • 11,4016,043
  • Tatter & Media textcube get rss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윤석구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atter & Media.